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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삼 남매 염기정, 염창희, 염미정

    염기정(이엘) 리서치 회사 팀장으로 염 씨 삼 남매의 첫째입니다.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해 오면서 모든 게 다 재미없고 시시하고 마음에 안 든다고 툴툴거립니다. 그런 기정을 보고 엄마는 딴 게 팔자가 아니고 심보가 팔자라고, 심보 좀 곱게 쓰라고 타박해도 소용없습니다. 자신은 차라리 조선시대에 태어나 내 짝을 누군가 정해주면 그 사람만을 사랑하면서 지내는 것이 속 편할 거 같다며, 사람을 고르고 선택하는 이 시대가 더 버겁다고 말하는 그녀입니다. 가을이 되면 귀뚜라미가 엄청 우는데 그 이유는 곧 겨울이 올 줄 알아채고 함께 보낼 짝을 찾기 위해서라는데 자신의 곁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에 한탄스러워합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완벽한 남자를 찾다가 지나온 자신의 인생이 불쌍하고 권태로운 시간들 뿐이었다며 사랑이 없는 자기 인생이 고달프니 앞으로는 아무나 사랑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사실 누군가에게 기대어 쉬고 싶은 그녀에게 있어 해방은 사랑인 것 같습니다. 염창희(이민기) 편의점 본사 대리이고 삼 남매의 둘째입니다. 새벽 1시 여자친구가 남자 선배에게 보고 싶다고 말하는 건 곧 사랑한다고 표현한 거와 같다며 여자친구에게 화를 내며 소리칩니다. 여자친구는 창희를 견딜 수 없을 만큼 촌스럽다는 마지막 말을 하고 돌아섭니다. 창희가 사는 경기도는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라고 표현했던 여자친구를 생각하며 그는 자신도 서울에 태어났으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에 씁쓸해합니다. 퇴근 시간이 늦으면 염 씨 삼 남매 단톡방에 같이 택시 타고 들어갈 사람을 찾는 것이 그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아버지께 말씀드려 차를 사서 출퇴근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려도 철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혼만 납니다. 사랑도 차도 아무것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짜증 나는 현실에 그는 꿈도 욕심도 계획도 없는 삶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남들이 돈, 여자, 집, 차 등에 깃발을 꽂고 달리니까 자신도 덩달아 같이 달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욕망이 없는 자신의 성품에 대해 인정하니 그제야 그는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합니다. 염미정(김지원) 카드회사 계약직이고 해방클럽 멤버이자 삼 남매의 막내입니다. 한창 자신을 치장하고 노는 것에 집중하는 또래들과 달리 그녀는 아무 관심이 없는 듯 상대방의 물음에 그저 미소로 답을 합니다. 그들끼리 웃고 떠드는 대화에 미정은 여전히 낯설었고 자신의 인생만 답답하고 어두운 것인지 심란하기만 합니다. 누구와도 싸우는 일 없이 무던하게 살아왔지만 그녀는 삶이 어쩐지 지치는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녀는 남들처럼 겉으로 투덜대거나 화를 내지 않을 뿐, 사람들의 태도와 말에 실망과 앙금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우주에 나 혼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 것은 아닐까? 나에게도 어떤 한 사람을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지고 날 꽉 채워줄 사람이 내 옆에 있다면 나는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김지원과 손석구, 추앙커플

    한적한 경기도 산포마을에 속을 알 수 없는 낯선 젊은 남자가 술만 마시며 하루를 견디듯이 보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마을 어른인 미정이 아버지가 잠깐 일을 도와달라고 하셔서 도와드렸던 일들이 그나마 그에게는 술 말고 다른 일거리를 찾게 됩니다. 이 마을에 들어와 조용히 술만 마시는 그에게 뭔가 사연이 있겠지 막연하게 생각하는 마을 사람들은 섣불리 말을 걸거나 관계를 맺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섞이지 않고 혼자 말없이 지낸다는 게 이렇게 편한 줄 처음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어르신의 딸인 미정이 갑자기 찾아옵니다. 곧 겨울이 오면 일거리도 없어지는데 술 말고 다른 할 일을 주겠다며 자신을 추앙하라고 합니다. 태생적으로 주목받을 수 없는 무채색 느낌의 이 여자가 구 씨는 자꾸만 신경이 쓰입니다. 미정은 자신이 이전에 사랑했던 방식은 상대방에게 전적으로 준 적도 없고 전적으로 받은 적도 없던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며 앞으로 만나게 될 상대에게는 잘돼서 날아갈 거 같으면 기쁘게 날려 보내주고 바닥을 긴다고 해도 창피해하지 않을뿐더러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해도 인간 대 인간으로 응원만 해줄 거라고 다짐을 합니다. 상대방의 애정도를 재지 않고 실컷 추앙만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른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 희망하면서 미정과 구 씨는 한 걸음씩 서로에게 다가갑니다. '추앙커플'이라고 불릴 만큼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으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또한 회가 거듭될수록 올라가는 시청률로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해방의 여러 가지 방법

    자신만의 해방할 수 있는 방법 하나쯤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해방을 응원해 주는 창구 같은 역할을 해주는 장치가 곳곳에 나옵니다. 첫 번째로는 염 씨 삼 남매의 동네 친구들입니다. 인구 밀집도가 떨어진 시골에 태어난 그들은 한 동네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동네 친구가 되었습니다. 또래 애들이 많은 도시에 태어났다면 동네 친구도 고를 수 있지만 이런 시골에서는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식구 같은 존재처럼 동네 친구가 그렇습니다. 그런 친구들이 모여 어쩔 수 없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하고 위로받는 모습들은 시청자들 또한 공감하기 충분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해방클럽입니다. 미정이가 다니는 회사 내에서 친목 도모를 위한 동호회 활동이 있는데 그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디자인 3팀 염미정(김지원), 전략기획실 박상민 부장, 경영법무실 조태훈 과장이 회사의 계속되는 권유로 하는 수 없이 만든 동호회 모임 해방클럽입니다. 그들의 첫 모임은 천둥 번개가 치는 날 시작되었고 마주 보고 앉는 것이 불편한 세 사람은 창밖을 보며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합니다. 해방클럽의 규칙은 행복한 척하지 않고, 불행한 척하지 않고, 정직하게 나를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더불어 부칙으로는 조언하지 않고 위로하지 않는 것이 그들이 정한 룰이었습니다. MBTI 중 극 I성향인 세 사람의 진중하면서 담백한 대화들은 시청자들 또한 차분해지는 듯합니다. 세 번째로는 동네 친구 현아입니다. 그녀는 자유롭고 뜨거운 영혼을 가진 여자이며 인간에 대한 애정도 많고 더불어 자기혐오도 많은 인물입니다. 사람들은 어느 지점을 넘어가면 말로 끼를 부리기 시작하고 그 말로 사람 시선을 모으는 데 재미를 붙이지만 막상 그 많은 말들은 전부 의미 없는 말들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미정은 말로 사람을 홀리겠다는 의지가 없어서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 귀하다며 그녀를 아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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