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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로맨스
2019년 KBS에서 방송되었던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를 넘나드는 조합으로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 생각하게 합니다. 주인공 동백(공효진)은 사랑하는 남자 집안의 반대로 그를 떠나 옹산으로 오게 됩니다. 말도 많은 작은 마을 옹산에 남편은 없지만 아들은 있는 미혼모인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그래도 동백은 꿋꿋하게 아들을 키우며 당차게 살아냅니다. 주인공의 이름인 동백처럼 추운 겨울 모두가 추위에 웅크릴 때 아랑곳하지 않고 우직하며 씩씩하게 빨간 꽃을 피우듯 사랑스러운 그녀를 본 황용식(강하늘)은 첫눈에 반하고 맙니다. 용식은 순박하고 올곧은 심성으로 엄마 심부름으로 간 은행에서 보온 도시락으로 총을 든 강도를 때려잡고, 노상방뇨를 하던 중 오토바이 도둑을 잡았으며, 택배일을 하다가도 강도살인용의자를 검거하는 등 정의감이 넘치는 순박한 시골 총각입니다. 동백은 미혼모라는 사회적 편견의 시선으로 온갖 오해와 냉대에 웅크려 있던 그녀를 용식은 세상 밖으로 이끌어내며 열정적인 응원과 사랑으로 동백을 지켜줍니다. 따뜻한 만두처럼 불같이 퍼붓지 말고 천천히 오랫동안 따끈하자는 동백의 말처럼 동백과 용식의 로맨스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드라마를 한 단계 끌어올린 보석 같은 작품이 되었습니다.
미스터리
차디찬 푸른빛의 저수지 배경을 뒤로 한 사건의 현장에서 울리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믿을 수 없다는 듯 비틀거리며 걷는 용식 앞에 게르마늄 팔찌를 찬 여자의 팔이 힘없이 떨어지고 맙니다. 미스터리한 장면으로 시작하는 동백꽃 필 무렵은 로맨스, 코미디, 미스터리를 완벽하게 혼합하여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따뜻한 순간과 긴장감 넘치는 순간의 전환이 잘 어우러져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만들고 다음 반전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작은 마을 옹산에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달달한 러브 스토리만 있을 줄 알았던 스토리 전개에 스릴감이 더해집니다. 시청자들은 그 범인을 추측하면서 누구일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연쇄 살인범 까불이 존재로 의심받는 인물로는 자칭 차기옹산의 군수를 꿈꾸는 노규태(오정세)입니다. 동백의 건물주로 옹산에서 유일한 양주 손님인 자신에게 오징어땅콩 서비스를 주지 않는 동백이 밉다가도 동백을 신경 쓰며 챙깁니다. 또 다른 의심받는 인물은 어린 동백을 고아원에 버린 매정한 엄마 정숙(이정은)입니다. 어느 날 옹산에 나타나 비밀을 간직한 채 동백의 주위를 서성이며 동백을 위해서 뭐든 딱 하나는 해주고 간다는 인물입니다. 이렇듯 캐릭터들의 사연들을 하나둘 알아가면서 드라마의 첫 장면으로 나왔던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시청자들은 더욱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강필구
동백이 많이 의지하고 살아가는 이유인 아들 강필구(김강훈)는 여덟 살이며 엄마지킴이입니다. 친부의 능력을 물려받았는지 야구를 잘하고 메이저리그에 가서 꼭 성공해 엄마에게 100평짜리 가게를 사준다는 통 큰 꿈을 가진 씩씩한 캐릭터입니다. 오락기를 사주라고 조르는 영락없는 여덟 살 또래와 같지만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하던 오락기를 내팽개치고 엄마를 괴롭히는 사람에게 고래고래 소리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엄마를 지켜냅니다. 세상 사람들이 전부 엄마를 싫어하니 엄마를 유일하게 좋아하는 사람인 자신이 엄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속 깊은 아들입니다. 용식의 결혼 상대로 동백이 마음에 들지 않은 용식의 어머니 곽덕순(고두심)은 필구가 한없이 안쓰럽습니다. 게장집을 운영하는 덕순은 필구만 보이면 밥을 먹이고 옹산에서 대장은 곽덕순이고 필구는 곽덕순의 손자니까 당당하고 가슴 쫙 펴고 걸으라고 어린 필구의 기를 살려줍니다. 8년 동안 자신의 아들 존재를 몰랐던 강종렬(김지석)은 돈걱정을 하며 전지훈련을 가지 않는 필구를 가슴 아파하며, 그동안 챙겨주지 못한 안쓰러움에 비싼 오락기, 최신폰, 전복 등을 챙겨줍니다. 그런 종렬을 보며 필구는 직감적으로 아빠라고 느끼며 엄마를 왜 혼자 뒀는지, 왜 백번 넘게 울렸는지 그동안의 설움을 터트립니다. 이렇듯 필구의 역할은 드라마 속 다른 캐릭터들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