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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드라마 미생

    드라마 <미생> 인생의 등대 같은 드라마

    2014년 10월, tvN 8주년 특별기획 드라마로 윤태호 웹툰 작가의 <미생>을 원작으로 총 20부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이 시대 모든 직장인들의 애환과 열정을 잘 보여주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받았습니다. 저도 미생을 웹툰으로 처음 접했었는데, 웹툰에서 보여줄 수 없었던 따뜻한 감성과 현실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복잡한 감정들이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이입되었고, 특히 주인공들의 독백은 시청자들을 대변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미생 열풍은 시청률로 증명하였는데, 2014년 10월 17일 첫 방 최고 시청률은 2.8%에 그쳤으나, 12월 20일 마지막 20화 때에는 10.3%라는 엄청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20부작 평균 시청률은 5.55%로, 당시 <응답하라 199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였으니, 그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이처럼 대단한 열풍을 몰고 온 미생은 제51회 백생예술대상에서 이성민은 최우수 연기상, 임시완은 신인상, 김원석 감독은 연출상을 수상하여 3관왕을 달성했고, 제20회 아시안 TV 어워즈에서 최고 드라마상까지 휩쓸었습니다. 그리고 그 인기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 중국과 일본에서도 리메이크로 제작되어 큰 흥행을 이끌었습니다.

    낙하산 장그래와 워커홀릭 오상식

    장그래(임시완)는 극 중 어려서부터 프로 바둑기사를 목표로 바둑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할 정도로 매진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프로 입단에 계속 실패하자 결국 프로 기사의 꿈을 접고 군대에 입대합니다. 군대 전역 후에도 지금까지 바둑 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었던 그는 취업도 어려워 동네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만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장그래에게도 인생의 기회가 찾아왔는데, 돌아가신 아버지의 지인이자 바둑의 후원자가 대기업인 ‘원 인터내셔널’ 무역 상사 사장에게 장그래를 소개하여 그는 인턴으로 입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장그래는 20대 중반이 넘을 때까지, 직장생활의 경험이 없었던 그는 누구나 손쉽게 이용하는 복사기도 다룰지 몰랐고, 전화 응대 예절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또한 무역상사의 특성상 해외 바이어들과의 잦은 통화로 인해 영어 등 제2외국어 능력을 보유해야 하나, 20년 이상 바둑만 했던 장그래에게 그러한 외국어 능력이 있을 리는 없었습니다. 특히 외국어 능력과 대학교 졸업장을 가진 사람들도 입사하기 어려운 대기업에 장그래는 최종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에 외국어 능력도 부족한 그가 낙하산으로 입사하게 되어 주변의 많은 눈총과 시기를 받게 됩니다. 극 중 초반에는 이러한 장그래가 회사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미숙한 업무 능력으로 매번 상사에게 질책을 받지만, 프로 바둑기사가 목표였던 장그래에게는 모든 상황에 있어 몇 수 앞을 내다보는 능력과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엄청난 집중력과 바둑의 묘책을 접목시켜 난관을 헤쳐나가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과 동기를 부여해 주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역경과 고난들을 극복하며 계약직 2년이 종료되었으나, 결국 고졸이라는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결국 퇴사하게 됩니다. 이러한 비정규직의 설움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상사였던 오상식 차장이 먼저 퇴사 후 새로운 회사를 차렸고 장그래의 능력을 잘 알고 있던 오상식은 장그래를 정규직을 영입함으로써 결국 장그래는 미생이 아닌 완생으로 결말짓게 됩니다. 임시완은 영화 <변호인>을 통해 엄청난 연기력을 보여주었고, 이번 미생을 통해 더 이상 K-POP 아이돌 가수가 아닌 흥행을 불러일으키는 연기자 임시완으로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각인되었습니다.

    오상식(이성민)은 극 중 43세로 ‘원 인터내셔널’ 대기업 정규직 과장으로 애사심이 가득하지만, 7년 차 만년 과장이라는 타이틀이 항상 따르고 있었습니다. 일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지만 직장 상사에게 아부하지 않고 직장상사의 불법에도 동조하지 않으며 승진하기 위해 사내정치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직장인 또는 팀원들이라면 자신이 하는 일의 성과가 높을 경우 그에 걸맞은 승진과 월급 인상이라는 보상이 있어야 하지만, 오상식은 일은 많이 하나 실적이 다른 팀에 비해 눈에 띄지 않고 자신들의 성과를 크게 강조하지 않아 매번 승진 누락이라는 고배를 마시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오상식을 절대적으로 따르는 김동식 대리(김대명)도 오상식에게 “과장님, 우리도 남들 눈에 띄고 상사들이 원하는 일을 하는 건 어떨까요”라고 말하지만, 오상식은 자신의 가치관대로 계속 밀고 나갑니다. 이러한 오상식은 업무능력이 미숙한 장그래를 보며, “안영이가 왔어야 했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며 장그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점차 장그래의 업무 습득력 등 잠재력을 발견한 후 장그래가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조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때로는 강한 질책도 있지만 그 내면에는 장그래를 아끼는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오상식은 사장으로부터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결국 차장으로 승진하지만, 임원 징계 사건으로 인해 회사가 큰 손해를 입을 상황에 놓이자 스스로 퇴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여 장그래와 예전 동료들을 영입하여 사업 성공을 보여주며 극을 마감하게 되며, 극 중 장그래에게 “바둑에는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라는 명대사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오상식은 항상 눈이 충혈되어 있는데 이는 많은 격무에 시달리고 전업주부인 아내와 어린 아들 3명을 부양하고 있는 가장으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단면적으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성민은 원래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취한 적이 거의 없어서 취중 연기가 어려웠을 텐데, 여러 장면에서 침까지 흘리고 비틀거리고 의자에서 넘어지는 모습, 술에 취해 혀가 꼬이는 말투 등 실감 나는 취중 연기는 술을 마시고 촬영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 연기력이 대단합니다. 오상식을 열연한 이성민은 당대 최고의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재벌집 막내아들>의 진양철 회장을 통해 다시 한번 그 연기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관전 포인트

    20부작 <미생>에는 정말 셀 수 없을 정도의 가슴에 와닿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다양한 캐릭터의 배우들이 ‘원 인터내셔널’ 회사에서 어떠한 직책과 업무를 수행하는지와 상사와 부하들의 의사소통, 그리고 다른 팀과의 경쟁, 승진을 위한 사내 정치를 보면서 ‘나라면 과연 어떻게 행동했을까, 나는 지금의 직장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해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미생> 중 여러 명대사가 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장그래의 바둑 스승께서 장그래에게 “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와 데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와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는 다 체력에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이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밖에 안돼.”라는 대사입니다. 많은 업무로 인해 바쁜 직장인들과 아이들을 키우느라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모든 주부님들 모두 체력에 대해 공감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그래도 살만한 인생’이라는 점을 일깨워 준 드라마 <미생> 연출 및 배우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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